겨울철 남쪽 하늘의 대표적인 별자리인 오리온자리의 허리 부분에는 독특한 모양의 천체가 있다.

오리온의 허리를 이루는 3개의 별 중 맨 왼쪽(동쪽)에 있는 별(제타 알니탁)의 바로 아래에 있는 말머리성운이다. 말머리성운은 1300광년 거리에 있는 3.5광년 크기의 성운으로, 모양이 말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적외선 관측 장비를 이용해 촬영한, 역대 가장 선명한 말머리 성운 사진을 공개했다.

말머리성운은 분자구름으로 이뤄진 암흑 성운이다. 분자구름이란 분자 형태의 수소 가스가 높은 밀도로 밀집해 있는 성간 물질 영역으로 새로운 별이 탄생되는 구역이다. 말머리성운의 분자구름은 밀도가 너무 높아 뒤쪽에 있는 모든 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어두운 얼룩처럼 보인다.


제임스웹이 관측한 사진에 드러난 부분은 성운 윗부분 ‘말 갈기’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가장자리가 빛나는 것은 인근에 있는 시그마 오리오니스 성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반사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23개 필터를 조합해 20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m)보다 작은 입자의 방출까지 추적할 수 있을 만큼 놀라운 해상도의 사진을 완성했다.


성운은 별을 만들어가면서 점점 해체된다. 천문학자들은 말머리성운의 경우 약 500만년 후에 해체될 것으로 본다.

말머리성운은 광해리(광분해)가 일어나는 영역(photodissociation region)으로도 유명하다. 광해리란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서 여러 성분으로 쪼개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젊고 거대한 별이 방출하는 방사선과 성간 물질이 상호작용하면서 어떤 물리적,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우주의 진화를 촉발하는지 들여다보기에 적합한 곳이다.

곽노필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