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 대한 지상공격을 감행하면서 최근 몇주 동안 이어져 온 휴전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물론 이스라엘도 각자의 입장을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8일(현지시각) 밤 하마스 정치국 소속 이자트 알리셰크는 성명을 내어 하마스가 지난 6일 받아들이기로 한 휴전안을 더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휴전안) 합의를 하는 데에 진지하지 않고, 협상을 빌미로 라파흐 침공을 덮고 국경을 점령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휴전안은 중재국이 하마스의 입장을 고려해 수정한 안으로, 전쟁을 완전히 종료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스라엘은 줄곧 이 두 가지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고, 지난 6일 하마스가 수정된 휴전안을 받겠다고 한 뒤에도 세부적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며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수정된 휴전안에는 이스라엘도 동의하는 인질 석방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휴전 기간과 철군 여부 등 일부 내용에 대한 정의를 두고 양쪽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중재국인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물밑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집트 국영 방송 알카헤라는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카이로에서의 대화가 이스라엘이 라파흐 지상전을 개시한 7일부터 8일 밤까지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번즈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은 8일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건너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비공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쪽이 휴전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음에도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들을 만나 “양쪽 입장은 충분히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