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인 강원도 양구에서 천연기념물인 사향노루의 출산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양구군은 사향노루가 새끼를 출산한 사실이 양구산양·사향노루센터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6호인 사향노루는 국내에선 양구 등 민통선 일대에 50마리 정도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끼 사향노루의 모습이 무인 카메라에 잡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센터가 사향노루 출몰지역에 설치했다 회수한 무인 카메라에는 갓 태어난 새끼의 모습뿐 아니라 짝짓기와 젖먹이 등 다양한 활동이 포착됐다. 특히 지난해 새끼를 출산한 것으로 확인된 어미 개체뿐 아니라 다른 개체의 출산 장면도 포착되는 등 개체 수는 적지만 번식 활동도 해마다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구산양·사향노루센터는 서식 환경이 안정화돼 사향노루 개체 수가 100마리를 넘어서면 포획 등을 통해 본격적인 사향노루 복원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센터는 사향노루가 안정적으로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생존 가능 개체 수’를 100마리로 보고 있다.

양구산양·사향노루센터는 양구군이 천연기념물인 산양 복원을 위해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07년 문을 열었다. 이 곳에선 해마다 산양 10~13마리가 태어나는데, 이 산양들은 2~3년 정도 센터에서 지내다 자연에 방사된다. 센터는 현재 산양 51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산양 복원사업에 주력하던 센터가 사향노루를 처음 확인한 건 2017년이다.

산악과 바위가 많은 지역을 선호하는 사향노루는 1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단독생활을 한다. 짝짓기는 11~1월에 하는데 새끼는 5~6월에 1마리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향노루는 수컷의 몸에 달린 사향낭이 고급 약재와 향수 원료로 쓰이며 멸종위기에 처했다. 조재운 센터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사향노루의 출산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어 ‘사향노루 복원’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차원에서 사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박수혁 기자